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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마시면 뒤끝이 안 좋다?
작성자 : 관리자    [2015/08/16 , hit:1826]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

막걸리를 마시면 뒤끝이 안 좋다?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 막걸리를 마시면 / 배가 불러지니 말이다.// 막걸리는 술이 아니다 / 옥수수로 만드는 막걸리는 / 영양분이 많다 / 그러니 어찌 술이랴.//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 그저 배만 든든하고 / 기분만 좋은 것이다.

- 천상병, 〈막걸리〉

막걸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일본에서는 ‘맛코리(막걸리의 일본식 발음)’가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막걸리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2009년 10대 히트상품’ 1위에 올랐다.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국보급 술이다. 막걸리는 음을 따서 한자로 ‘莫乞里’로 쓰기도 한다. ‘막’은 ‘마구’, ‘함부로’, ‘조잡하다’는 뜻이고, ‘걸이’는 거르다는 뜻. 즉 ‘막 걸러내는 술’이라는 의미다. 인기만큼이나 이명(異名)도 많다. 탁하다고 해서 탁주(濁酒), 농사철에 빼놓을 수 없는 술이라고 해서 농주(農酒), 집집마다 담그는 술이라고 해서 가주(家酒), 나라의 대표적인 술이라고 해서 국주(國酒) 등으로 불렸다.

막걸리는 곰팡이균을 띄운 누룩(술을 빚는 데 쓰는 발효제)과 곡물만 있으면 손쉽게 담글 수 있다. 알코올 도수(6~8도)가 낮아 만인의 사랑을 받는다. 조금만 마시면 음료에 가깝다. 막걸리 찬가는 ‘막걸리 오덕(五德)’에서도 보인다. 배를 든든하게 해주는가 하면, 몸을 훈훈하게 덥혀준다. 취기가 심하지 않으며, 기운도 북돋워준다. 속에 묻어뒀던 말을 술술 나오게 해 맺혔던 응어리가 저절로 풀리게 한다.


뻑뻐억한 막걸리를 큼직한 사발에다가 넘실넘실하게 그득 부은 놈을 처억 들이대고는 벌컥 벌컥 벌컥 한입에 주욱 다 마신다. 그러고는 진흙 묻은 손바닥으로 입을 쓰윽 씻고 나서 풋마늘대를 보리고추장에 꾹 찍어 입가심을 한다. 등에 착 달라붙은 배가 불끈 솟고 기운도 솟는다.

- 채만식, 〈불가음주 단연불가(不可飮酒 斷然不可)〉 중에서

막걸리도 진화한다. 칵테일 막걸리, 에스프레소 막걸리, 망고 막걸리, 호프식 막걸리 등. 막걸리 트랜스포머가 줄을 잇고 있다. 안주도 더 이상 김치와 빈대떡이 아니다. 무슨 막걸리냐에 따라 안주도 카멜레온처럼 변신한다.

막걸리를 왜 ‘웰빙주’라고 부를까. 식이섬유와 단백질, 미네랄이 함유된 영양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막걸리 성분 중에서 물(80%) 다음으로 많은 것은 10% 내외를 차지하는 식이섬유다.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실 경우 같은 양의 식이음료와 비교하면 100~1000배나 많은 식이섬유를 섭취하는 셈이다. 식이섬유는 대장의 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고 혈관을 청소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다. 막걸리는 빚는 과정에서 누룩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이라면 식후의 막걸리 한 잔은 약이 될 수도 있다.


막걸리를 마시면 뒤끝이 안 좋다?
또 필수아미노산 10여 종과 단백질 약 1.5~1.9%(우유 3%, 맥주 0.4%, 소주 0%)가 포함돼 있다. 단백질 함량은 높지 않지만 대부분 필수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질이 우수하다. 피부 재생, 피로 회복 등의 효과가 있는 비타민 B군(비타민 B1, B2, B6, 나이아신, 엽산) 성분도 있다. 여기에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0.8%의 유기산, 피로 회복을 도와주는 젖산과 구연산, 사과산 등이 다량으로 들어가 있다. 유산균은 생막걸리 100ℓ에 약 1억~100억 마리가량 된다. 배송자 신라대학교 식품영양학부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막걸리 농축액을 쥐에게 투여하자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세포의 60% 정도가 증식이 억제되는 효과를 나타냈다. 또 손상된 간 조직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학연구단이 한국식품과학회지에 게재한 막걸리의 성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막걸리는 암 주변의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암 전이를 저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막걸리를 마시면 뒤끝이 안 좋다? 옛날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막걸리에 대한 나쁜 추억 때문에 생긴 선입견이다. 1965년 쌀로 술을 빚는 것을 금지하는 양곡법이 시행됐다. 이 때문에 잡곡이나 밀가루를 원료로 만든 입곡식 막걸리가 등장했다.

1980년대까지 막걸리의 주원료는 밀가루였다. 밀가루 등으로 막걸리를 만들면서 품질이 떨어졌다. 이 막걸리는 시큼한 맛이 나고 숙취가 심했다.

탁주업자들은 발효 기간을 앞당겨 생산원가를 줄이려고 공업용 화학물질인 ‘카바이드(calcium carbide)’를 넣어 막걸리를 만들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었다. 이런 막걸리를 마시고 뒤끝이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다음 날엔 어김없이 숙취와 두통이 뒤따랐다. 그만큼 ‘카바이드 막걸리’는 악명이 높았다. 막걸리가 ‘뒷끝이 안 좋은 술’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이유다.

요즘 막걸리는 카바이드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막걸리의 품질은 숙성 온도와 기간에 의해 결정된다. 적정 숙성 기간은 8~10일. 이보다 짧으면 배 속에서 탄산가스가 형성된다. 이 가스가 혈관을 타고 뇌로 올라가 두통을 일으키는 것이다.

한류의 첨병으로 탈바꿈한 막걸리.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니다. 우리 민족의 혼과 추억이 담겨 있는 하나의 문화다. 어릴 적 막걸리 심부름을 하며 시음했던 추억의 고향 술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막걸리를 마시면 뒤끝이 안 좋다? (의심 많은 교양인을 위한 상식의 반전 101, 2012. 9. 24., 끌리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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